'여교사' 난리 by 젊은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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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생과 성관계. 법적으론 무죄이나 도덕적 논란일어.

 

자. 내 생각엔 바람직한 제목은 이렇다. 바람직할 것 까지도 없다. 사실 교사와 학생이든 목사와 신도든 사장과 부하직원이든 매니저와 연예인이든 교수와 학생이든 부적절한 관계는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이다. 헌데, 이런 기사가 버젓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는 언론들의 선정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어쨌든 대다수의 언론에서 달고 있는 제목은 30대 '여'교사와 15세 학생이다. 유사한 기사들을 찾아봤지만 남교사가 학생과 성관계 라든지, 남목사가 신도와 라든가, 남사장과  직원이란 제목은 쓰지 않는다. 주로 교사가 여학생에게라고 목사가 여자신도에게고 사장이 여직원에게로 교수가 여제자에게로이다.

주목할 부분은 여자인 직함앞에만 '여'자가 붙는다는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예전에 미국인 기자 두명이 납치됐을때 유독 한국의 언론들은 여기자라는 표현을 많이 썼고 직함앞에 여성을 드러내는 표현을 쓰는 것은 이미 서구에서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하여 쓰이지 않는다. 이게 문제냐 아니냐는건 좀더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남자기자에게는 남기자라고 안하고 남자의사에게는 남의사라고 안하면서 유독 여자에게는 여기자, 여의사라고 칭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 하지만 이것은 기자라는 직업에서, 의사라는 직업에서 상대적으로 여자의 비율이 적어서이기 때문이라고 변명 혹은 분석될 수 있다.(그렇다고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일단 여기선 그 입장을 유보한다) 하지만 여교사는 뭔가. 교사에서 이미 여자의 비율이 80%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교사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데 반하여 여교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것은 성적인 내용을 다룰때 주로 여자를 부각시키는게 더 선정적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게 현재까지 내 생각이다. 여기에 어떤 함의가 더 있을지 궁금하고 앞으로 더 생각해봐야 할 지점일 듯 하다. 특히나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그러하다.(누군가 분석을 해준다면 감사하겠다)

 

큰 문제는 이 교사의 신상이 거의 무방비로 노출 됐다는 것이다. 언론에 의해서 이 법적으로 무죄인 교사는 여성임이 드러났고 35세임이 드러났고 기간제임이 드러났고 서울시 강서구의 모 중학교에 근무하는 것이 드러났고 중학교 3학년의 담임임이 드러났다. 이러한 공통분모를 가지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주변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서 어차피 알려질거라고 말하기엔 너무 무책임한 보도행태 아닌가. 이럴거면 왜 굳이 '모'교사라고 표현하는 것일까.

 

34세의 여교사가 남제자와 관계를 가지면 덜 충격적이고 45세의 여교사가 남제자와 관계를 가지면 더 충격적인가. 30대 중반, 혹은 30대라고 애매하게 표현해도 됐을 부분을 기자는 굳이 35세로 표현했다. 또한 제자의 나이 또한 그러하다. 중학생 정도로만 표현했으면 어떨까 싶다. 중학교 이름도 안밝히면서 서울시 강서구의 H중이라 표현한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가능하면 기사의 핵심과 상관 없는 신상에 대한 꼬리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애매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것이 별로 기사로서 가치가 없어 보이지만 이것이 도덕적 논란이 될 문제이기에, 우리 사회에 보기 드문 기이한 사회 현상이기에 꼭 보도를 해야겠다면 30대 중반 교사와 담임반의 학생이 성관계를 가지다 부모에게 적발됐다. 양자가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했기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 도덕적 문제는 없는가? 교사로서 직무해제, 또는 계약 해제되는 것은 온당한 조치인가. 또한 가족이 있는 교사에게 간통죄를 적용하는것은 올바른가에 대한 시각으로 보는것이 일차적으로 바람직한 접근일 것 같다. 또한 더 나아가 학생과 교사 사이에 이러한 성관계가 발생할 시 이것이 부적절 하다면 어떻게 예방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것이 좋은가. 여기에 강압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지 않은가.에 대한 고민이 들어간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또 하나. 네티즌들 사이에서 로리와 쇼타에 대해서 오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괜히 아동성폭력으로 연관짓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로리와 쇼타는 성적인 성숙이 일어나기 전의 그야말로 아동에 대해서 가지는 성적 동경 또는 취향이며 15세 중학생정도면 이미 로리와 쇼타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아동은 자기 방어능력이 거의 없으며 구체적인 성적욕구도 없고 성적인 기능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아동성관계는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5세는 경우에 따라서 덜 성숙하다고 볼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내생각엔 성관계를 갖기엔 충분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의 입시제도와 경제구조하에서는 매우 큰 일탈이며 책임질 수 없는 나이겠지만)

 

글도 아닌것에 나름 결론이라고 정리해 보자면 '여교사'라는 표현은 한국남성들의 성적 욕망을 어느정도 담고 있거나 여성에게 더 엄큰 성적 도덕성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언론에서 어느정도 의도적으로, 혹은 주의없이 이를 이용해서 선정적으로 기사를 보도하여 논란을 일으켰고 무책임한 신상에 대한 정보를 남발하여 심각한 인권침해를 유발했다고 본다. 본질은 (당연히 성인일) 교사와 (당연히 미성년자일) 학생간의 성관계이어야 하며 교사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학생이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동성간이든 그 문제는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여교사'가 가정이 있고 말고는 또 해묵은(요새 읽고 있는 안나 카레니나의 중심 축도 자식이 있는 유부녀인 안나까레니나의 불륜이다) 기준인 '불륜'에 대한 논의와 닿아 있는 거지 이 사건의 본질과는 큰 상관은 없다. 혹시 아는가. 이들이 정말 사랑했다면. 교사가 이혼하고 제자와 결혼하는 우리 사회에 아주 흔한(20대 나이차이, 사제간 결혼, 이혼후 재혼 등은 아주 흔하다) 귀결로 이어질지. 정말 영화에 나올 법한 스토리긴 하지만 배제할 순 없다.

 

p.s. 여성에 의한 남성 성폭행. 동성에 의한 동성 성폭행은 당연히 처벌돼야 한다.


p.s. 기간제 교사이므로 해직시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학교장의 태도엔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가 요구하는 도덕성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면 결국 비정규직의 '유연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태도인데.

p.s.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면 '여교사'는 학교에서 간단하게 해고되고 앞으로의 고용도 힘들것이다. 남편에게는 간통죄로 고소당하거나 비난당하고 남편이 이해해줄지라도 이웃과 친지들의 비난이 뻔하다. 하지만 15세 남학생에게는 하나의 '영웅담'이 될 가능성이 클것이다. 이러한 귀결이 우리사회의 (여성에 대한)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은폐하는 거대한 벽의 한 벽돌을 이룰 것이라 생각하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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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izz 2010/10/19 01:59 # 답글

    아 너무 공감됩니다. 트랙백할께요~
  • 젊은노인 2010/10/20 16:51 #

    감사합니다.
  • JIN 2010/10/19 09:06 # 삭제 답글

    해당 기사를 읽고 이런 사실이 기사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우리나라의 천박한 인간상이 여실히 느껴졌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적 우월의식으로 자신과 관련없는 누군가의 치부를 이슈화하고 가십거리로 삼습니다. 이런 기사는 사람들에게 범죄 현장을 고발해서 자각하게 해 준다든지 하는 어떠한 의식개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100% 선정성이 숨은 저의인듯 싶습니다. 좋은 글에 공감합니다.
  • 젊은노인 2010/10/20 16:51 #

    기사의 가치가 없는 것 같은데 기사화 됐다는게 아쉬운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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