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by 젊은노인

한국에 온 이틀째

7시반에 눈이 떠졌다.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다. 유부초밥, 꽁치, 꼬막. 평범한 식단이지만 네팔에서는 먹지 않았던 것을 푸짐하게 먹었다. 요거트를 하나 먹었는데 박타푸르의 주주다우가 무척이나 생각나게 만들었다.

나는 여행하면서 살이 쪘다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빠진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몸무게를 재 봤더니 79.4키로. 중학교때 이후로 가장 가벼운 수치이다. 고등학교 일학년때 산 바지가 있는데 살이 찌면서 입지 못해서 그냥 집에 두고 가끔 엄마가 입고 그랬다. 그 바지를 꺼내서 입었는데 헐렁하게 들어간다. 살이 빠진게 실감났다. 고등학교때 살쪄서 못입던 옷들을 하나하나 꺼내 입고 버려야겠다.

고장난 외장하드를 포장해서 우체국에 택배를 부치러 갔다. 하늘이 참 높고 푸르른 날이었다. 인도와 네팔의 뿌연 하늘을 보다가 오늘의 하늘을 올려다보니 눈이 시려웠다. 바람이 찼다. 꽃샘추위라한다. 특히, 머리가 시려웠다. 우체국까지 걸어서 이십분정도 걸리는데 사람이 참 없었다. 한산한 거리, 그리고 단조로운 색깔의 옷들.

우체국을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부산하다. 어떤 아저씨가 들어와서 내차 앞에 누가 차세워놨냐고 빨리빼라고 재촉하신다. 한국에 와서 가장 귀에 들어오는 말 중 하나가 '빨리'이다.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나도 결국 천원을 더주고 '빠른 우편'을 택했다. 내 사진을 '빨리'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여행중에 읽고싶은 책이 있어서 적어놓고 한국가면 봐야지 한 책들이 몇권 있다. 오는길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리려 했는데 도서관이 5일전에 폐관됐다. 무언가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잠시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큰 도서관에 가려면 한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데 좀더 책이 땡기면 가야겠다.

이른 아침에 고요한 동네에서 찬 공기를 맞으며 짧은 산책을 마쳤다. 두달만에 한국에 오니, 또 대전의 교외에 있는 우리집에서 간만에 일상을 보내니 많은것이 새롭다. 이런 느낌들을 대충이나마 적어두려한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