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는 189cm, 지하철 선반에 머릴 부딪히지 by 젊은노인

내 키는 153cm, 지하철 선반에 손이 안 닿지

키크면 좋다고만 생각하는데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습니다. 153이라 적어주신 분의 고충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겪는 고충들과 나름 대응되는 부분이 있어서 욕을 먹을 생각하고 적어봅니다.

+ 바지가 짧다.

바지가 길면 수선하시면 되죠. 짧으면 답이 없습니다. 물론 서양브랜드를 사면 길이가 넉넉하고 리바이X같은 비싼 브랜드들은 허리 허벅지 길이를 다 맞춰준다지만 그럴 돈도 없고 평범한 브랜드 사야겠죠..

보통 살빠졌을때 허리에 맞춰서 바지를 사면 바지가 짧습니다. 그래서 일단 긴바지를 사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허리띠 매면 참 불편하고 일상생활 하다보면 바지가 울거나 허리띠가 이상한 위치에 가있기도 하죠.

키가크면 보통 발도크게 마련입니다. 제 발을 300미리인데 왠만한 국산브랜드는 잘 나오지도 않고 나와도 디자인 맘에 안드는것만 나와있죠. 나이X나 아디다X같은 브랜드에 가면 300미리가 있는데 너무 비싸고 남들 잘 가는 상설할인매장에 가면 사이즈가 없더라고요. 항상 사이즈부터 먼저 확인하고 디자인을 골라야 한다는..또 구두사려고 금강제화에 갔는데 손님사이즈는 저희 브랜드에 없습니다 그래서 비싼 돈 주고 맞춰주는대로 가야만 했다는. 패션같은거 신경별로 안쓰는데 일단 불편함을 많이 느끼네요.

미국갔을때 매장에서 맘에드는 신발을 골라서 사이즈를 봤는데 진열된게 30cm더라고요. 그때의 감동! 잊을 수가 없습니다.

+ 버스손잡이에 부딪혀봤는가.

버스손잡이에 안닿는다고 하셨죠. 저같은경우는 버스손잡이에 부딪혀서 날린 뇌세포가 몇개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손잡이가 안닿으면 옆에 봉이라도 잡으면 되지 않는가라고 저는 불평합니다. 손을 잡으라고 제공된 건 이미 중학교때 제 머리근처로 오기 시작하고 보통 그 위의 봉을 잡는데요 문제는 별 신경 안쓰고 다니다보면 손잡이에 부딪힙니다. 그뿐 아니라 버스에서 내릴때 탈때, 그리고 위에 짐놓는게 있는 기차나 버스에서 앉아있다 일어날때 항상 위를 보며 긴장해야 하고 깜박하면 잊고 부딪혀 버립니다. 그럼 엄청나게 아픈데 주변사람들은 절 보고 웃습니다. 난감한 상황이죠.

그뿐만 아닙니다. 보통 가로수정리를 하면 표준키이신 분들이 작업을 하는지 길가다 나뭇가지에 눈찔릴뻔한적이 많습니다. 정신바짝차리고 걸어야 해요. 자전거타고 인도달리다가 가판대 지붕이런데 부딪혀서 진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도 많습니다.

화장실 손잡이 낮게 있으면 거기에도 부딪히지 않을까 염려해야 하고요 남들 쭈루룩 앞에서 통과했는데 저 혼자 문위에 부딪힌적, 천장에 부딪힌적도 있습니다. 포장마차에 들어가서도 천장이 낮아서 허리굽히고 먹어야 할때도 많고요.

+ 아래쪽에 있는 책은 엄두도 못내, 전시회에 가면 허리아파.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위쪽책은 저에게 편합니다. 근데 아랫쪽은.. 허리를 잔뜩 굽히고 봐야 하는데... 이게 못할짓입니다. 키가 안닿으면 꺼내달라고 하면되는데 아랫쪽 책 꺼내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아랫쪽 책은 거의 포기하거나 아예 퍼질러 앉거나 하죠. 제 덩치쯤 되면 퍼질러 앉으면 교통방해가 되기때문에 눈치를 많이 봐야 합니다.

미술관에 가끔 가면 미술품들이 왜이리 낮게 걸려있는지 무의식적으로 낮춰서 보게 되는데 미술관 한바퀴 돌면 허리가 너무 아픕니다. 유럽가니까 그림들이 위쪽에 걸려있던데 왜그리 좋던지...

+ 시야차단, 가해자의 괴로움

공연이나 영화관같은데 가서 앞이 가려서 안보이는 적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점에선 매우 편하죠,. 근데 뒷사람들의 시야를 가려서 욕먹는기분도 무시 못합니다. 차라리 제가 당하면 모르겠는데 뒷분들이 저때문에 안보이면 그때부턴 곤란해집니다. 대놓고 저에게 욕하시는 분도 있고 수군수군 대는 소리로 은근한 압박을 주시기도 하십니다. 그런 소리가 안들려도 이런데 가면 항상 뒷사람들이 저때문에 안보이지 않나 자기검열을 합니다. 허리를 눕혀 제 키를 낮추기도 하는데 그럼 허리도 아프고 낮춰도 별로 보람도 없고 무릎이 앞으로 전진해서 이번엔 앞사람 등받이를 칩니다. 그럼 앞사람은 절 돌아보죠. 그럼 전 허리를 굽히고 무릎은 최대한 모은자세로 공연을 보는데 그렇게 한두시간 보고 나오면 다리가 저립니다. 주변에 항상 민폐끼치는 기분.... 안당해본사람은 모릅니다.

버스에 서있으면 밖이 보이지도 않아요. 창문은 왜이리 낮은데 있는지, 사람이라도 없으면 허리를 숙여서 지금 어딘가 확인해볼텐데 사람많으면 그럴수도 없고 멍하니 천장만 보다가 못내린 경우도 꽤 있어요. 특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으면 창밖을 볼 수 없어요. 창문이 너무 낮죠.

+ 저도 이상한 것들을 추가해볼까요.

-저는 머리위에 기름같은건 몰라요. 근데 면도를 하면 꼭 턱밑이 남는데 아래에서 사람들이 그걸 다봐요. 그래서 맨날 면도 거의 안한 줄 알아요. 콧속도 다 보이고 키 작으나 크나 불편한건 마찬가지 인거 같아요.

- 그리고 미용실에서 머리깎을때 항상 욕먹어요. 미용사분들 키가 왜이리 크냐고 팔아프다고 툴툴대요. 허리굽혀서 낮추라고 하시기도 해요. 머리감을때 정해진 사이즈 벗어나서 불편한적도 있고.

- 그리고 안마의자. 전 이거 쓰지도 않아요. 대체 어디를 안마하는 건지 알수가 없어요. 목욕탕에서 안마탕에 들어가서누우면 쑤신데로는 나오는 물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발맛사지는 발목 목맛사지는 목이죠.

- 그리고 장거리 이동할때 너무 불편해요. 기차고 버스고 왜이리 작은사람들만 고려해서 간격이 돼 있는지. 무궁화호 타면 무릎이 앞에 닿고 KTX도 마찬가지고요. 153이었던 제 여자친구는 버스에서 정말 편하게 자던데 저는 버스에서 항상 왜 정자세로 앉아있어야 하는 건지. 유럽에서 배낭여행할때도 키큰 저는 야간열차가 참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 전 고시원에 사는데, 침대가 짧은 기분 느껴보셨나요? 발끝이 침대 바깥으로 나가서 다리를 굽히고 새우잠을 자야 합니다. 키 작으신 분들은 어딜가나 참 넓고 편해서 좋으실거 같아요. 하다못해 지하철에만 앉아도 정해진 1인석보다 제 덩치가 넓어서 다른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죠.

- 또 미국 얘긴데, 미국갔을때 버스타고 다리를 편하게 놓을 수 있어서 얼마나 감동받았었는지....

- 지하철에서 붐빌때 사람들이 절 기둥인줄 알아요. 그냥 막 흔들릴때 와서 기대로 붙잡고 머리로 박고 지나가고 제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요. 그 기분도 별로 좋지는 않더군요.


이런얘기 주변에 하면 맨날 욕먹죠. 루저기분을 아냐고, 위너주제에 그래도 되냐고, 그래도 키큰사람도 나름 고충이 있고 어쩔때는 키작은 사람보다 더 실질적인 불편이 있을때도 있어요. 실질적이라 함은 기분같은거 보다 실제적으로 물리적 아픔이 있다는 것을 말하려 하는거고요.

뭐든지 중간이 젤 편한것 같은데 양쪽 극단도 나름 매력이 있겠죠. 운동할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유리할 때도 있고 키 크면 남들이 잘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키크면 간지난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날씬하고 머리도 작고 얼굴도 어느정도 생겨야 간지가 나는 거고요. 키크고 덩치 있으면 오히려 괴물삘입니다.

그래도 또 나름 키 크고 작은게 매력이 있지 않을까요. 전 키 작은 여성분들이 귀엽던데, 그래서 이성적으로도 더 끌리는 것 같구요.
주변사람들에게 귀여움받고 사랑받고 하다못해 버스탈때까지도 주변사람들이 다들 도와주더라고요. 키작은 사람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약자'이니까요.

나쁘고 불편한점 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보고 살자구요. 화이팅입니다.







덧글

  • Tb 2010/01/06 22:31 # 답글

    헐 전 남자 청소년인데 님처럼 좀 살아보고 싶어요. 아 귀찮을땐 이거 보면서 운동해야겠음;;;
  • 지소낭자 2010/01/07 10:00 # 답글

    ....이거 예전 이글루스에서 한참 난리치던 가슴 사이즈 논쟁이랑 다를 게 없는걸...;
    타고난 거 어쩌겠어. 자고 일어나니 몸이 바뀌어 있지 않은 이상은 다 자기 기준에서만 생각하기 마련이지.
    그래도 내 입장에선 차라리 부족한게 낫지 싶다. 큰 건 자를 수도 없고 줄일 수도 없고...;
  • 오마이팥쥐 2010/03/04 11:10 # 삭제 답글

    그래도 부럽다우.... ㅠㅠ
    한국 언제와?
  • 네덜란드 2015/02/20 13:46 # 삭제 답글

    마 겨우 189가지고 무슨 지가 세상에서 젤큰줄알겟네
    네덜란드와서 북유럽쪽와서 189가지고 명함도못내민다 이런 기둥은개뿔
    내가 당신보다 2cm큰데 크단소리못듣는다 여기선 그리고
    세상넓은줄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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