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행칼럼]공황의 탈출구는 전쟁뿐인가 by 젊은노인

[김수행칼럼]공황의 탈출구는 전쟁뿐인가

세계 최대의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거의 1년 만에 10000선을 회복한 것이 유일한 증거다. 주정부와 지방정부 및 중소기업이 파산상태에 빠져있고 ‘공식’ 실업률은 계속 상승해 10%를 돌파할 지점에 있으며 빈곤층 비율이 총가구의 20%에 달하고 있는데도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왜냐하면 미국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금융기관에 현금투입, 대출, 채무보증 등으로 12조달러를 보조했기 때문이며, 대기업의 이윤 증가는 생산 확대보다는 비용 격감(해고, 임금 삭감, 착취 강화) 때문이고, 몇몇 살아남은 독점적인 금융기관의 이윤 증가는 거대한 공적 자금으로 통화, 석유와 금, 금융자산 등에 투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이윤획득 방식은 오래 갈 수 없으며 주가의 거품은 곧 터질 것이다.


보수파 굴복 오바마 선택 위험

또한 지금의 공황을 야기한 세계경제의 불균형(즉 세계화폐를 발행하는 미국이 거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해외차입에 의해 메우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몇 번의 주요 8개국(G8)이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달러 가치가 현재와 같이 저하하면서 달러가 세계화폐의 역할을 점차 포기하는 것을 미국 정부나 기타 강대국 정부가 용인하면서 세계경제를 질서정연하게 재편할 수 있을까. 달러 가치의 저하로 미국이 수출을 증가시키면서 수입을 감소시킨다면, 다른 나라들도 경쟁적으로 평가절하를 시도할 수 있다. 또한 거대한 달러보유국이 달러를 버리고 유로나 엔 등을 매입하기 시작하면, 달러 가치와 달러표시증권의 가격은 폭락할 것이며, 세계적인 외환시장과 증권시장 공황이 불가피하게 폭발할 것이다.


미국이 세계 공황의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자, 무역적자 및 해외차입을 줄여 세계화폐로서의 달러 가치를 안정시켜야만 하고 여기에는 재정금융 긴축정책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부시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전쟁을 확대하고 부자에게는 감세하면서 금융기관에는 계속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면, 재정금융 긴축정책의 핵심은 사회서비스를 위한 정부 지출 삭감, 대량 실업 창출, 임금 인하, 착취 강화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노동자와 서민의 희생 위에 수출을 증가시켜 무역적자와 해외차입을 감소시킨다는 전략인데, 사실상 오바마 대통령이 이 서민 죽이기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기를 원했을 것이고 미국 경제를 대공황으로부터 탈출시켜 노동자와 서민의 생활수준을 안정시키기를 바랐을 것이다. 이런 유권자들이 오바마의 서민 죽이기 전략을 비난하면서 길거리로 나오기 시작하면, 오바마 정부는 전쟁을 중단하고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올려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하면서, 국내시장을 넓히고 중소기업을 살려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억제해 무역적자를 줄일 수도 있다.


전쟁은 인적·물적자원 낭비 귀결

그러나 의료보험제도의 개혁과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의 보수적 기득권 세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오히려 전쟁 확대를 통해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애국주의에 호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종속국 정부들에 ‘조공’을 강요함으로써 국내 투쟁을 약화시키고 미국의 석유자본과 군수자본의 이익을 증대시키면서 달러의 세계 지위를 유지하려고 할 것 같다.


오바마 정부가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져 가장 강력한 탈출구가 전쟁이라고 파악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대결적인 관계로 전환시킨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전쟁은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낭비하면서 인명을 살상하고 문화와 자연과 인간생활을 망가뜨리는 죄악일 뿐이다.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10261755345&code=9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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