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정을 하다가. by 다름과틀림

지하상가에서 지나가다가 첫눈에 반하듯이 눈에 꽂혀서 산 가방이 있다. 결코 비싸다고도 싸다고도 할수 없는 가방. 남들에게는 그저 그런 가방이겠지만 나한테는 꽤나 애착이 가는 가방이다. 그런 애착때문인지 아니면 카메라에 책에 바리바리 짐을 싸갖고 다니는 내 스타일 때문인지 가방이 여기저기 튿어져서 못쓰게 됐다. 한두군데도 아니고 수선하기에도 영 각이 안나오게 말이다. 남들한테 보여주면 다 버리고 하나 사라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여기저기 둘러보면 몇년은 쓴것 같은 남루한 모습이다. 튿어지지 않았다 뿐이지 헤어지고 있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래도 버리지 못하고 한 3~4개월은 모셔뒀다가 오늘 정성스레 들고 집근처 수선방에 갔다. 혹시 수선이 될까 싶어서 말이다. 슬그머니 들어가 조심스럽게 가방을 들어보이며 수선이 되겠냐고 여쭤본다. 다행히도 눈살을 찌푸리시면서도 수선하면 될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일단 다행이다. 그리고, 아저씨 근데 여기도, 또 여기도...한군데 한군데 수선해야 할 곳이 늘어나니까 아저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면서 망설이시다가 조심스레 가격을 올리신다. 5천원에서 7천원으로. 평소같았음 가격을 깎으려 들었을것이다. 잘 모르는 내 눈에는 별로 어려운것도 아니고 그냥 미싱기로 박으면 될 것같아 보이는데 몇천원을 더 받으시나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우선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내 가방을 버리지 않고 더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워서 그런지 아저씨가 가격을 더 부르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1~2천원이겠지만 장사하시는 분에게는 그런게 조금씩 모여서 꽤나 큰 차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1,2천원 깎느니 달라는 대로 드리면 즐거운 마음에 더 튼튼하게 수선해주시지 않을 까 싶어 깎아달라는 말은 안하고 튼튼하게만 해달라고 연거푸 강조하며 수선집을 나왔다. 가끔은 말이다. 새 가방을 사는 것 보다 있던 가방을 고쳐 쓰는 것이 더 좋다. 새 것이 생기는 기쁨 못지 않게 잃었던 친구를 다시 찾는 기분도 꽤나 상콤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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