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 by 다름과틀림

동아일보의 이인호 칼럼<편향된 역사인식의 깊은 뿌리>를 읽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교육은 인간교육과 정치교육의 핵심이었다. 전통사회에서 통치자가 될 준비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역사이야기를 통해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했다. 마키아벨리의 유명한 '군주론'도 역사이야기를 토대로 한다. 시민 교육에서 역사교육은 정치공동체로서의 도덕적 결속을 다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렇다. 칼럼에서 말하듯이 민족의 역사라는 것은, 또 역사교육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통치를 위한 것일 뿐이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수의 입장과 이해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 사람들을 애국심과 민족의식이라는 허상으로 맹목적 결집으로 이끌어내느냐에 대한 고민뿐이라는 것을 이 글은 거의 자백수준으로 말하고 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역사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역사는 지난 시간동안 인류가 겪어온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인간의 입장에서 실수와 잘못들을 돌아보고 성찰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비단 한국사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배우고 프랑스혁명에 대해 배우는 이유도 지금 한국에서 사는 우리에게도 그러한 사건들로부터 배우고 느낄점이 있기 때문이다. 칼럼에서 칭송하는 유대인들이 아직도 민족으로 종교공동체로서 결속력을 잃지 않는 것도 그들이 자민족, 자종교 중심의 역사를 공부하며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진정 세계역사를 진지하게 봤다면, 자기 민족만이 주인공이 아니라 자신들 개개인이 세계 인류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 오늘날의 이-팔 관계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민족이라는 허황된 잣대로 학살당했던 그들이 어찌 민족이라는 같은 잣대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학대할 수 있는가.

카이스트 교수라는 사람이 신문의 공적인 칼럼에다가 대놓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우리의 역사에 대한 긍지와 애정 운운하고 있다. 역사교육을 등한시 해서 오늘날의 우리 대한민국이 이런 처지에 놓여있다고 하는데 동의하는 바이다. 오늘날의 젊은이들과 대다수의 시민들이 1945년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감춰진 근현대사를 제대로 안다면 과연 작금과 같은 안타까운 일들은 더 적었을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역사는 내 입장에서 우리민족의 정통성이나 우수성을 입증하여 긍지와 애국심을 갖고자 배우는 것이 아니다. 겸허하게 인류를 구성하는 한 구성원으로서 내민족이냐 네민족이냐를 따지지 않고 과거의 인류의 기록으로서 돌아보고 배우고 성찰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조금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으로서 가치가 있다. 우리 민족이 저지른 과오와 어두운 과거라고 치부되는 것들을 그 어두움과 부패위에 성장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감추고 싶겠지만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엄격히 따져서 우리 민족이란 허상에 불과하다는게 보다 근원적인 이유라고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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