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정보력 by 다름과틀림

2009년 8월 4일, 클린턴의 전격 방북. 조선일보는 세계적인 특종을 날렸다. 전 세계 언론에서 가장먼저 클린턴의 방북 사실을 전한것이다. 세계 언론은 다들 조선일보의 보도를 인용하여 보도하였다. 보도 시점은 북한으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도착하기 한시간 전쯤이다. 미 정부 당국자도 비행기에 타고 있지 않았고 조선일보에 정보기관의 그것과 같은 레이더같은게 있을리가 없으므로 북한내부 고위급에 정보원이 있거나 미국측, 혹은 한국의 고위당국자중에서 소위 '빨대'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앞서 5월 25일, 즉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후 첫 정상적인 조간신문이 나온날 김대중 주필의 칼럼을 보고 놀란적이 있다. 모두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 말할때 생뚱맞게도 김주필은 북한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칼럼을 썼다. 그 생뚱맞음에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는데 다음날 보란듯이 북한에서 핵미사일을 쐈고 그로써 김주필의 글은 마치 하루를 내대보고 쓴듯한 시의적절한 칼럼이 됐다. 정부가 그의 주문대로 PSI에 곧장 가입했기 때문이다. 그때도 한국의 북한관련 고위당국자, 혹은 미국의 당국자, 아니면 북한 내부의 소식통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북미사일 발사는 사실 북한에서 미국과 한국측에 미리 통보한 것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추측이었다.

이번 클린턴의 방북도 어느정도 사전통보가 있었을 것이다. 원래는 앨고어를 특사로 파견할 것이 고려되었지만 북한측의 선호에 의해 클린턴이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미국 당국자, 한국의 고위당국자(조선일보에서도 한국의 소수 고위공직자는 클린턴의 방북사실을 통보받았을것이라고 했다), 혹은 북한 내부의 소식통이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요주의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왜 서구의 언론들은 이러한 특종을 조선에게 빼앗겼을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조선일보 소식통이 미국쪽 인물이 아닌 한국의 인물일 가능성이다. 또 하나는 다소 무리한 발상일 수도 있는데 이번 사안의 성격때문일 가능성이다. 이번 클린턴의 방북에서 미국정부는 철저하게 클린턴과 정부의 관계를 부정하며 '민간인의 자율적인 방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정부쪽에 취재원을 갖고 있을 미국 언론들이 속보를 전한다면 그러한 연관의 냄새를 지울수 없다. 혹은 미국 정부측에서 일부러 한국쪽에 또 조선일보측에 정보를 흘렸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조선일보, 즉 한국의 유력언론이 미국보다 빠르게 그 소식을 전하게 하고 서구의 언론들이 그를 인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번 방북이 미국쪽의 의도가 아닌 클린턴의 자율적인 깜짝쇼라는 성격을 부각시킴으로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구조적인 상황속에서 발생한 속보로 조선일보의 코가 매우 높아졌다. 한국, 혹은 미국, 북한내부 깊숙한 곳에 요주의 인물, 그것도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인물을 소식통으로 갖고 있다면 앞으로도 대북관련뉴스에서 조선일보가 앞설것이 점쳐진다. 이러한 탁월한 정보력을 갖고 있는 조선일보가 자신의 뜻대로 상황전개를 주도하려 들까봐 우려된다. 벌써부터 조선일보는 클린턴의 방북을 한국에 대한 배신이라든가 당혹스럽다는 둥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펼치지 않는것에 대해 볼맨소리를 하고 있다. 나는 조선일보가 보다 균형잡힌 보도와 논평을 함으로써 평화로운 북한문제해결에 도움은 차치하고서라도 방해가 안되길 바랄뿐이다. 하긴 내가 바라는 것이 너무나 큰 꿈일지도 모른다.

위의 모든 가능성은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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