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의 관광공사 사장 임명을 환영한다. by 다름과틀림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공석중인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독일 출신의 귀화 한국인인 이참씨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1954년생, 한국나이로 56세인 이참씨는 독일 출신이고 본명은 베른하르트 크반트(Bernhard Quandt) 이다. 1979년 한국에 온 이후로 30년을 넘게 한국에 살아왔으며 1986년 '이한우'라는 이름을 쓰며 귀화했다.  한국에 자신의 존재를 알린것으로 치면 나와 동갑인 셈이다. 후에 한국문화에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이참'으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따라서 이참이라는 이름보다는 이한우라는 이름에 더 익숙한 이도 많을 듯 하다. 드라마와 각종 쇼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자신을 알려왔으며 한국에 대한 책도 펴냈다. 한국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국내에 귀화한 외국인으로서 이보다 더 많이 알려지고 이보다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는 이명박대통령의 후보시절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한반도대운하 특별위원회 특보로 활동했으며 소망교회 신자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참의 개인적인 신념이나 이참이 임명된 정치적 배경에 대해 크게 초점을 맞추지는 않겠다.  또 이명박 정부가 이참을 임용한 이유가 그저 홍보용이나 외국인 CEO정도였다는 이벤트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와 배경을 다 떠나서 외국인 출신이 고위공무원에 처음으로 임명되었다는 사실이 더없이 기쁘다. 공기업의 수장이라는 것은, 한국인으로 귀화했지만 여전히 외국인으로 인식되던 사람들을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그리고 한국의 민족구성원으로 수용하는 것을 상징할 수 있다.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지금 한국에서 단일민족의 신화는 큰 장애물이 되고 있으며 한국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큰 벽이 되고 있다. 물론 외국인이라고 해서 다 같지는 않다. 이참, 박노자, 이다도시, 하일과 같은 피부가 하얀 외국인들은 동남아나 중동,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에 비하여 그러한 벽을 크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사회에서 살아갈때 하나의 프리미엄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외국인이 우리와 동등한 사회의 구성원일 수 있다는 인식은 공식적으로는 없었기에 이참의 관광공사 사장임명은 큰 의의를 가진다.

 상징적인 이유뿐만이 아니다. 나 또한 몇차례 외국에 나가서 관광을 했는데 그때마다 한국과 비교를 하게 되었다. 외국에도 볼거리가 많이 있지만 한국도 세계인에게 보여줄 관광 자원들이 있다. 또한 볼거리 외에도 교통이나 제도, 시민들의 친절, 쇼핑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것들에 대해서도 비교해서 생각하게 됐다. 한국에서 태어나 인생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낸 나에게도 외국 체류 경험이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외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양쪽 사회를 다 경험해 본 이참씨에게는 더 많은 생각과 다양한 시각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가장 우려하는 것은 그가 기업체의 사장역할을 해서 한국의 관광자원들을 잘 포장해서 상품화 하는것을 목적으로 둘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다. 관광이라는 것이 장사수단으로써만 활용된다면 그 가치는 무의미하다. 우리의 소중한것의 의미를 알고 잘 간직해 나가는 것이 남에게 보이는 관광에 앞선 목적이고 관광산업의 성공은 그 부수적인 열매일 것이다. 그가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우리 스스로 관광에 대한 가치를 알'수 있고, "훌륭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원에 스토리텔링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고위 공무원 외국인 임명이라는 첫 발걸음을 떼었지만 흑인이나 동남아, 중동출신의 외국인이 그러한 자리에 임명되는 것은 언제쯤이나 가능할까? 한국사회가 단일민족신화를 깨고 다문화 사회로 나가기 위해서는 백인에 대한 배려보다 그외의 외국인에 대한 벽을 허물고 우리사회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첫술에 배부를리 어렵기에 우선은 그 시작을 반기지만 이런 좋은 뉴스와 함께 들려온 지하철에서 욕설을 들은 동남아 출신의 성공회대 교수의 얘기는 씁슬하다.. 이번 임명이 다문화 사회로 가는 먼 갈길의 시작에서 신발끈을 조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덧글

  • JasminHan 2011/12/01 16:43 # 삭제 답글

    글 정말 잘 써주셔서 덕분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계기를 얻었습니다. "외국인이 우리와 동등한 사회의 구성원이다"라는 notion은 아직 어색하지만, 한국을 사랑하고 Korean Dream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활짝 문을 여는 한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젊은노인 2011/12/08 01:31 #

    감사합니다. 오래전에 쓴 글인데 덕분에 다시 읽어보고 이런적도 있었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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