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0일 by 다름과틀림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그리고, 하루종일 방에 있었다.
세잔의 커피, 감식초한잔, 미초한잔, 우유 두잔, 바나나 두개, 버터링 한봉지, 호박씨 한줌.
나의 독서는 언제나 먹거리와 함께한다.
서평이나 감상이라기 보단 하루의 독서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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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틈틈이 읽어오던 <스핑크스의 코>(리영희 - 까치)를 다 읽었다. 전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에 이은 세번째 읽은 리영희 선생님의 책. 주로 법보신문, 천주교 신문같은데 실린 칼럼들을 위주로 묶어놓은 내용이라 종교적인 내용이 꽤나 많았다. 앞의 책들보다는 가볍게 읽은 책이었다. 리영희 선생님의 책을 꾸준히 읽어내고 싶은게 나의 욕심이다. 그럼으로써 그 정신을 나에게 새기고 또한 그를 넘어설 수 있지 않겠는가?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어떤의미에서 나의 우상인 그에게 도전하기 앞서 그의 말과 글들을 다 읽어내고 싶다. 가장 최근에 나온 책(대담집) <대화 - 리영희, 임헌영. 한길사>를 엊그제 구매하였다. 아마도 리영희 선생님 책읽기의 큰 틀에서의 다음 독서가 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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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언 드림 -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의 1부를 다 읽었다. 1부라고 해봤자 백여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주로 어메리칸 드림과 유러피안 드림을 비교하고 현재상태의 진단 정도이다. 이제는 그 두개의 대응되는 '드림'의 뿌리를 파고 들어가려 하고 있다. 이제 재밌을듯. 그런데 이책 은근히 보기보다 얇다. 책에 두께에 비하여 페이지수가 적다는 뜻이다. 종이가 부피감이 상당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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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을 뻔 했다. 어젯 밤, <해변의 카프카 -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를 다 읽었다. 빠져들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최악의 상태였던 지난 한주, 이 책이 날 나락에서 건져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한바탕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물론 여행을 가고 싶다는 엄청난 욕구가 생기는 부작용은 있었지만 하루키의 글은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날 대리만족시켜주는 힘이 있다. 고마운 책이고 꼭 다시 읽으리라 다짐하며 책장에 꽂는다. 하루키의 소설은 태엽감는 새, 상실의 시대를 읽었다. 더 읽고 싶다. 찾아봐야지. 최근에 나온 소설이 또 한번 화제가 된 모양이던데, 번역본은 아직 안나왔겠지? 혹시 이 글을 보는 분 중에 하루키의 소설 괜찮은게 있으면 추천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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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소담> 을 읽기 시작했다. 나의 독서목록에는 항상 소설이 들어있다. 해변의 카프카가 끝났기에 어떤 소설을 고를까 생각하다 오늘부터 장마이고 또 오늘은 내가 헤어진 날이기 때문에 공지영의 이런 제목의 소설을 골라들었다. 내가 머리 아프거나 피곤하고 지칠때, 곧잘 읽는게 공지영의 소설이다. 담담히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공지영스럽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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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1 - 한홍구. 한겨레출판>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다. 지금은 민간인 학살부분을 다루고 있는 단락을 읽고 있다. 정치, 사회의 다양한 현재를 알려면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 좀더 알 필요가 절실히 느껴져서 직원할인을 이용하여 질렀다. 늦어도 7월 안에는 네권을 다 읽을 수 있겠지. 상세하게 설명돼있지는 않아서 검색을 조금 해가면서 읽어야 할듯 하다. 송건호 선생님의 전집중에 한국사에 대한게 두권있다. 봐서 현대사관련 내용이면 빌려서 같이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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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최장집, 후마니타스>
저번주에 달리다가 이번주에 슬럼프에 빠지면서 조금 주춤한 책. 하지만 내가 요즘 고민하는 것에 대한 얘기가 잘 설명돼있는 책이다. 본론을 거의 다 읽은 상태. 사실 책의 뒷부분으로 가면서 조금 몰입이 떨어지는 것 같다. 책이 뒤로갈수록 허술해 지는건지, 내가 띄엄띄엄읽어서 그런지, 아니면 슬럼프여서 그런지, 신선함이 떨어져서 인지. 아무튼 내일이면 다 읽게 될것 같다. 요것도 다시 읽을 필요성이 있을것 같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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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옥중서신 - 김대중. 청사>
대통령 이전의 김대중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심심풀이 땅콩이나 할까 하고 꺼내들었다. 나는 신영복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같은 느낌의 책일 줄 알았는데, 이거 웬걸. 감옥에서 거의 자식들에게 과외를 하다시피 한 느낌의 종합 학습 서신의 느낌이 난다. 긴장 바짝 하고 읽어야 할 듯 하다. 김대중이 천주교인지 기독교인지 한것 같은데 처음 안 사실.

이밖에도 현재 읽고 있는 책으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강의 - 신영복
권력과 싸우는 기자들 - 알리샤 C. 셰퍼드
특강 - 한홍구
서구의 자멸 - 리처드 코치, 크리스 스미스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책 한권을 쭉읽진 않는다. 드라마를 한부한부 보는 것 처럼 책도 조금씩 읽다가 덮어두고, 또 꺼내 읽다 덮어두고를 반복한다. 또한 여러책을 동시에 읽는다. 이것은 나의 장점이라기보단 단점일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면 내가 무슨책을 읽고 있는지를 잊을 때가 있다. 또 무슨책을 읽었는지 잊을 때가 있다. 하여 나는 읽고 있는 책을 기록하여야 한다. 무슨책을 얼마나 읽었고 어느정도의 페이스로 읽을것인지 또 어떠한 맥락에서 읽는지를 적어두지 않으면 스스로 조절이 되지 않는다. 혹여 내 독서목록에 보는 이가 자신이 읽었거나, 읽고 있거나, 또 관심 있는 책이 있다면 같이 대화하고 토론하며 읽을 수 있다면 더 없이 기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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